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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9-1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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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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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병원들이 앞다퉈 병상을 증설하는 바람에 서울의 경우 전체 종합 전문병원(과거 3차병원) 병상의 4분의 1이 넘는 병상이 내년 한 해 한꺼번에 늘어날 전망이다. 또 2008년까지는 현재 종합 전문병원 병상의 절반 정도가 늘어날 전망이어서 중소 병원은 설 자리를 완전히 잃는 ‘의료 빅뱅’도 점쳐지고 있다.
현재 서울시 내 400병상 이상 대형 병원은 37개 2만6527병상이며, 그 중 대부분 대학병원인 종합 전문병원은 총 20개로 모두 1만7585병상이 인가를 받아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 1000병상 규모의 새 세브란스병원이 문을 여는 등 내년 말까지 서울과 분당·일산에만 총 4600병상 정도가 늘어날 전망이다. <표> 이는 현재 서울지역 종합 전문병상의 26%에 달한다. 게다가 강남성모병원 등 신축 계획을 발표한 곳도 많아 4~5년쯤 뒤엔 서울과 수도권에만 8000병상 정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병원 간의 이 같은 몸집 불리기 경쟁은 1·2·3차 병원으로 연결되는 의료 전달체계를 더욱 왜곡시키고, 중간에 낀 중소 병원의 존립 기반을 송두리째 빼앗는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잖아도 의약분업 이후 중소 병원 도산율이 매년 10%에 이를 정도로 경영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여서 대형 병원의 이 같은 병상 증설은 중소 병원이 설 땅을 완전히 빼앗을 것으로 의료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병원협회는 최근 수도권 병원 증축을 규제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했으며, 유태전 병원협회 회장도 지난달 김근태 복지부장관을 만난 자리서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 또 협회 산하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신·증축을 추진 중인 병원들은 병원협회가 지나치게 중소 병원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나아가 대학 병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별도의 조직을 만드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의료원의 한 관계자는 “대학 병원들의 신·증축 바람은 다가오는 의료시장 개방에 대비하고 의료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높아진 기대 수준에 부합하기 위한 것”이라며 “협회의 견제는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몸집 불리기 경쟁은 대형 병원 간의 경쟁을 가중시켜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늘리며, 나아가 대형 병원 자체의 부실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정기택 교수는 “미국에선 1970년대 주요 병원들이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몸집 불리기 경쟁을 벌였는데 10년쯤 후부터 공급 과잉이 초래돼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줄 도산으로 인한 병원 간 인수합병(M&A)이 잇따랐다”며 “병원의 신·증축은 미래의 의료 수요를 예측한 상태서 이뤄져야 하는데 무작정 신·증축을 허용한 정부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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